사기죄 성립이 어려운 이유: 기망행위 입증 기준과 형사고소 실무 전략
법무법인 에이파트
2026-02-23
사기죄 기망 행위는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가 연락이 끊긴 사건에서 “분명히 속았다”는 피해자의 확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나 검찰이 기각·불송치 결정을 내리는지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입니다.
차용증이 있고 송금 내역도 명확한데도 왜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걸까요?
이러한 억울함의 중심에는 사기죄가 가진 독특한 구조적 특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사기죄 입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까다로운 개념인 기망행위를 실무적 관점에서 상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ㅣ사기죄의 기본 구조와 성립 요건에 관한 이해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사기죄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금전을 차용한 후 변제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사기죄 성립요건은 순차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데, 이는 기망행위로부터 시작하여 피해자의 착오, 그에 기한 재산 처분행위,
그리고 최종적으로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라는 인과관계의 고리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 중에서도 수사기관과 법원이 가장 엄격하게 판단하는 부분이 바로 기망행위의 존재 여부입니다.
많은 피해자들이 자신은 분명히 속았다고 느끼지만, 법률적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이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기망행위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간극이 발생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기죄 기망행위가 법률적으로 어떻게 정의되고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ㅣ사기죄 기망행위의 법률적 의미와 판례상 해석
사기죄에서 말하는 기망행위란 널리 거래관계에서 준수되어야 할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합니다.
대법원은 오랜 기간 동안 일관되게 기망행위를 신의칙에 반하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로서 사람을 착오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정의해 왔습니다.
이러한 정의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사안에 적용할 때에는 상당히 복잡한 판단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기망행위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첫째는 적극적 기망으로서,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꾸며내거나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투자금을 횡령할 의도가 있으면서도 회사가 곧 상장될 예정이니 투자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거짓말하여 투자금을 유치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둘째는 소극적 기망으로서, 거래 상대방에게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침묵하거나 은폐하는 경우입니다.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매도된 부동산임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제3자에게 다시 매도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든 거짓말이나 침묵이 기망행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법원은 그 거짓말이나 침묵이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릴 정도로 중요한 사항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거래의 본질적 내용이나 상대방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아니라면, 설령 사실과 다른 말을 했더라도 사기죄의 기망행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사기죄 기망 판례는 상당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분양 아파트의 면적을 약간 과장하여 광고한 경우, 법원은 이를 거래상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관행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아 기망행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인 것처럼 광고하여 질병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선전한 경우에는 명백한 허위사실의 고지로서 기망행위를 인정하였습니다.
이처럼 사기죄 기망 판례들은 거래의 성질, 상대방의 인식 가능성,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과장의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ㅣ사기죄 입증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는 바로 고의성의 증명
사기죄 입증 과정에서 피해자가 직면하는 가장 큰 난관은 행위자에게 처음부터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차용증이 있으면 사기죄가 성립할 것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실제로 차용증은 민사상 채권채무관계를 입증하는 자료일 뿐이며, 그 자체로 형사상 사기죄의 성립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피고소인 측에서는 차용증을 작성한 사실 자체가 당시에는 성실히 변제할 의사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차용 당시에 이미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
즉 불법영득의사가 존재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명확히 증명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나중에 경제적 사정이 악화되어 변제하지 못하게 된 것과, 애초부터 갚을 생각이 전혀 없이 금전을 편취한 것은 법률적으로 전혀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전자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지만, 후자는 형사상 범죄를 구성합니다.
이러한 구별이 실무상 매우 어려운 이유는 사람의 내심의 의사를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확인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사기관과 법원은 차용 전후의 여러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간접적으로 고의성을 추론하게 됩니다.
차용 당시의 경제적 상황, 차용 후 자금의 사용처, 변제 약속의 이행 여부, 연락 두절 시점 등이 모두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됩니다.
ㅣ효과적인 사기죄 입증을 위한 증거 수집 전략

사기죄 입증을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증거 수집이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감정적으로 속았다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객관적인 증거들을 통해 피고소인의 기망행위와 편취 의도를 입증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활용되는 증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대화 내역이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주고받은 대화 내용에서 피고소인이 허위의 사실을 말했거나 중요한 사실을 은폐한 정황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주에 계약금이 들어온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계약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
급하게 수술비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도박이나 유흥비로 사용했다는 점 등이 확인되면 기망행위의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계좌 거래 내역 또한 중요합니다.
피고소인이 차용한 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추적하면, 애초부터 변제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생계비나 사업자금으로 쓴다고 했으면서 실제로는 고급 소비재 구매, 도박, 유흥 등에 탕진한 경우,
이는 차용 당시부터 편취의 고의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정황이 됩니다.
특히 차용 직후 곧바로 사치성 소비를 한 경우에는 불법영득의사를 인정받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피고소인이 제시한 신분이나 경력이 허위인 경우도 강력한 기망행위의 증거가 됩니다.
실제로는 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허위로 사업자등록증을 위조하여 제시하거나,
대기업 임원이라고 거짓말하며 명함을 제시한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신분 사칭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를 갖게 만들어 금전을 교부하게 하는 전형적인 기망 수단이 됩니다.
변제 약속과 실제 변제 이행 여부의 비교도 중요한 판단 자료입니다.
매달 일정 금액을 갚겠다고 반복적으로 약속했으면서도 실제로는 단 한 번도 갚지 않았다면,
이는 애초부터 변제할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변제 기일을 여러 차례 연기하면서 그때마다 새로운 핑계를 댄 경우라면, 처음부터 편취할 의도였다는 추론이 더욱 강화됩니다.
ㅣ구체적 사례로 본 기망행위 인정 기준
실제 판례들을 살펴보면 어떤 경우에 기망행위가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 부정되는지를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 사례에서는 피고인이 건강기능식품을 마치 당뇨병 치료제인 것처럼 과대광고하여 고령의 피해자들에게 고가로 판매한 경우,
법원은 이를 명백한 허위사실의 고지로 보아 사기죄 기망행위를 인정하였습니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효능을 단정적으로 광고한 것은 단순한 과장을 넘어선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육류 판매업자가 대대적으로 한우만을 판매한다고 광고하면서 실제로는 상당 부분 미국산 쇠고기를 섞어 판매한 경우,
법원은 소비자들을 기망한 것으로 판단하여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하였습니다.
원산지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므로, 이에 관한 허위 광고는 중요한 사항에 관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백화점 식품 담당 직원이 전날 포장한 제품을 다시 포장하면서 당일 포장한 것처럼 날짜를 변경하여 판매한 사례도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신선한 제품이라는 착오에 빠지게 한 것으로 보아 기망행위를 인정하였습니다.
비록 식품 자체가 부패한 것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포장일자라는 중요한 정보를 허위로 표시한 것은 소비자를 기망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반면 부동산 이중매매의 경우에는 비교적 복잡한 판단이 이루어집니다.
단순히 동일한 부동산을 여러 사람에게 매도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매수인이 실제로 등기를 이전받을 수 있었는지, 피고인에게 처음부터 이중매매로 금전을 편취할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만약 선순위 매수인이 등기를 하지 않아서 후순위 매수인도 등기 이전이 가능했다면, 기망행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ㅣ불법영득의사의 증명이 사기죄 성립의 핵심
결국 사기죄 입증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피고소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불법영득의사란 타인의 재물을 영구적으로 자신의 소유로 만들려는 의사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일시적으로 빌릴 생각이었다거나, 나중에 갚을 생각이었다는 변명이 성립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영구적으로 가로챌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나야 합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여러 간접 사실들을 조합하여 논리적으로 추론해야 합니다.
차용 당시의 경제 상태, 차용 후의 자금 사용 내역, 변제 능력의 유무, 연락 두절 시점, 유사한 전력의 존재 여부 등이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예를 들어 이미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돈을 빌려 갚지 않은 전력이 있고,
차용 직후 곧바로 고액의 사치성 소비를 했으며, 변제 기일이 도래하기 전부터 연락을 끊은 경우라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ㅣ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사기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입증이 까다롭고 복잡한 법리적 판단을 요구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명백히 속았다고 느끼더라도, 그것을 법률적으로 의미 있는 증거로 구성하여 제시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카카오톡 대화 내역 수백 건, 계좌 거래 내역 수십 건을 어떻게 정리하고 배열하여 제시할 것인지,
어떤 사실을 강조하고 어떤 사실을 보완해야 할지는 실무 경험과 법률 지식이 있어야만 제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할 때에는 단순히 사실관계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들을 법리적으로 분석하여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합니다.
기망행위가 무엇이었는지, 그로 인해 어떻게 착오에 빠졌는지, 그 착오로 인해 어떤 재산 처분행위를 했는지,
그리고 피고소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은 무엇인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사기죄 입증 과정에서는 피고소인 측의 예상되는 변론에 대한 대응 논리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피고소인은 당연히 자신에게 변제 의사가 있었다고 주장할 것이며, 경제적 사정이 악화되어 어쩔 수 없이 변제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변명할 것입니다.
이러한 변명이 허위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차용 전후의 구체적인 정황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객관적 증거들을 통해 반박해야 합니다.
나아가 수사 과정에서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 경우, 어떤 방식으로 추가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률적 조언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피고소인의 계좌 거래 내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에 어떤 자료를 제출하고 어떤 방식으로 요청해야 하는지, 제3자의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실무적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ㅣ마치며
사기죄는 감정적 측면에서는 피해자가 명백히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지만, 법률적 측면에서는 그 입증이 쉽지 않은 범죄입니다.
특히 사기죄 기망행위의 인정 여부와 불법영득의사의 증명은 전문적인 법률 지식과 실무 경험이 없이는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단순히 차용증이나 송금 내역만으로는 부족하며, 차용 전후의 모든 정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체계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만약 사기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되신다면, 증거 수집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는 사라지거나 훼손될 수 있으며, 피고소인과의 불필요한 접촉으로 인해 오히려 불리한 증거가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기죄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체계적인 증거 수집 전략을 수립하고, 법리적으로 타당한 고소장을 작성하며,
수사 과정에서 적절히 대응한다면, 억울한 피해를 구제받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법무법인에이파트 임성열 형사전문변호사 작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