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지하철 성추행 혐의, 어떻게 대응해야 될까요?
법무법인 에이파트
2026-01-09
지하철 성추행 사건은 붐비는 공간에서 발생하므로 의도치 않은 신체접촉에 대해서도 상대방이 오해하여 신고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본 글에서는 지하철 성추행 사건에 대한 내용과 대응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ㅣ지하철 성추행 관련 법령과 특징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내 성추행 사건에는 주로 두 가지 법률 조항이 적용됩니다.
첫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이고, 둘째는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입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俗稱 공밀추)는 장소 요건이 있는 대신 ‘폭행’이나 ‘협박’ 같은 물리적 강제력 요건을 따로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특별한 폭행 수단이 없더라도, 기습추행처럼 추행 행위 그 자체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로 평가되면 처벌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비교적 가볍지만, 해당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등의 보안처분까지 따를 수 있으므로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반면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장소와 무관하게 적용되며,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를 말합니다. 강제추행의 법정형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훨씬 무겁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과 강제추행 중 어떤 죄명을 적용할지 여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중이 몰려 붐비는 상황을 이용하여서 기습추행을 하였다면 특례법 제11조 공중밀집장소추행죄를 적용하는 경향이 큽니다.
ㅣ붐비는 지하철 환경: 오해가 벌어지는 이유
지하철처럼 사람 많고 밀폐된 공간에서는 본의 아니게 타인과 신체가 닿는 일이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순간적인 신체 접촉의 의도를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컨대 열차가 급정거해서 몸이 쏠리거나, 균형을 잃어 옆 사람에게 기댄 경우까지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추행으로 오인하여 신고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에 지하철 성추행 무고 사건도 다수 존재하는데, 잘못이 없으니 문제가 없다고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으로 알려진 판례에서도 1.3초 정도 스치듯 이루어진 접촉이 유죄로 인정되어 논란이 되었는데, 대법원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며 강제추행죄를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처럼 짧은 순간의 애매한 접촉도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하면 형사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피해자의 구체적 진술, 주변 CCTV 등 객관증거, 당시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고의적인 추행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아래에서는 실제 유죄가 선고된 사례와 무죄가 선고된 사례를 살펴보며, 어떤 점에서 갈린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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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죄 판결 사례: “추행의 고의”가 인정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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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서 유죄가 선고되는 지하철 성추행 사건은, 대부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높고 객관적 증거가 이를 뒷받침할 때입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 승강장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쥔 사건에서, 피해자는 즉시 뒤를 돌아보며 강한 추행을 당했음을 호소했고 CCTV 영상에도 피고인이 범행 직후 도망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법원은 “엉덩이 부위를 멍이 들 정도로 강하게 움켜쥔 행위는 추행에 해당하고,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징역형(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11. 27. 선고 2024고단1876 판결).
또 다른 사례로, 지하철에서 하차하던 중 앞서 가던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잡듯 만진 사건이 있습니다. 피고인은 “내 가방이 스친 것일 뿐”이라 변소했지만, 피해자가 “손으로 움켜잡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고 일관 진술했고, 피해자가 놀라 바로 뒤를 돌아보는 장면이 CCTV에 찍혀 있었습니다. 법원은 추행이 가능한 위치에 피고인이 있었고 그 외 다른 사람이 없었던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유죄로 인정,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5. 9. 30. 선고 2024고단3213 판결). |
위 유죄사례를 살펴보면 사건 당시 CCTV에서 확인 가능한 당사자 위치, 피해자 반응, 추행직후 상황 그리고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이 매우 중요한 판단기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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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판결 사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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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무죄가 선고되거나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런 사건들의 공통점은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추행의 고의를 입증하기 부족하거나, 다른 객관적 정황과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한 사례에서는 지하철 승강장에 쪼그려 앉아 있던 피해자의 등에 피고인의 다리가 닿은 것과, 전동차 탑승 시 몸을 밀착한 것이 추행이라고 고소되어 피고인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러나 법정에서 밝혀진 내용을 보면, 첫 번째 접촉은 혼잡한 상황에서 실수로 스쳤을 가능성이 있었고, 피고인이 지적 장애 3급으로 사회적 행동에 미숙한 점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CCTV 영상에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껴안거나 추행하는 동작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추행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5. 9. 10. 선고 2025고단691 판결).
또 다른 경우로, 지하철역 공중화장실 입구에서 발생했다고 신고된 추행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경찰 단계에서는 “피고인이 손등으로 자신의 성기를 쓸어 올렸다”고 진술했다가, 나중에 법정 진술서에서는 내용을 변경했습니다. 정작 CCTV 영상을 확인해보니 당시 피해자는 롱패딩을 잠그고 있었고, 사람이 많은 열린 공간이라 공소사실과 같은 추행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번복되고, 영상과 현장 상황에 비추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어요(수원지방법원 2023. 3. 22. 선고 2022고정1157 판결).
2020년 출근길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지목되어 2년간 재판을 받은 끝에 무죄가 확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피해 여성은 하차 중 “왼쪽 엉덩이를 누가 움켜쥐었다”며 뒤에 있던 남성을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열차 내부 CCTV에는 특정한 추행 장면이 없고 오히려 많은 승객들이 한꺼번에 내리는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피해자도 법정에서 “당시 칸에 사람이 많았고 앞뒤로 접촉한 상태였다”고 인정했고요.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추측에 불과한 진술만으로는 혐의를 인정할 수 없고, 범인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 항소도 기각되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4. 17. 선고 2024노1024 판결). |
이처럼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변화나 모순이 있어 지하철 성추행 무고가 의심되거나, 물리적으로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면 무죄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피고인 입장에선 무죄를 받아내는 데까지 오랜 시간과 고통이 따른다는 점에서, 애초에 수사 단계부터 치밀하게 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ㅣ억울한 혐의를 벗기 위한 실전 대응 전략
1)지하철 성추행 무고로 억울한 상황일수록 침착함을 유지해야 됩니다. 현장에서 당황해서 도망치듯 자리를 피하는 경우 CCTV 상 도주의 정황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에 경찰이 올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리시면서 가능하다면 목격자를 확보하여 연락처를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2)현장에 출석한 경찰이 작성하는 보고서의 경우 사건직후의 진술과 내용이 담기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해당 서류에 남긴 진술은 추후 번복하기 어렵고 사건의 뼈대가 됩니다. 따라서 두서없이 진술하기보다는 짧고 명확하게만 입장을 표현하고 법률전문가와 상의하여서 조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CCTV의 경우 경찰에서 확보해가지만, 피의자 입장에서도 방어를 위해서는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보안실의 협조를 얻어 CCTV영상을 촬영하시고, 만약, 공개를 거부한다면 변호사의 조력을 얻어서라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4)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실적으로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처럼 인파 속 사건에서는 CCTV 영상에서 사건의 장면이 제대로 식별되지 않거나 목격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술은 형사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기억이 안 난다” 식의 모호한 진술은 피하고, 위에서 언급한 모든 정황을 조리 있게 설명하여 수사기관이 ‘고의가 없는 실수’임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형사 전문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전문 변호인은 수사 단계에서 수사관이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도록 개입합니다. 실제로 저희 로펌 또한 많은 지하철 성추행 혐의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내었으며, 혼자 억울함을 호소하며 끙끙 앓기보다는 신속히 법률 조력을 받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ㅣ피해자 인적사항을 모르는데 합의는 어떻게?
만약 사건 정황상 자신의 행동 일부가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거나, 객관 증거상 다투기 어려워 혐의를 수긍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피해자와의 합의를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초범인 경우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거나, 법원이 선고유예나 집행유예로 선처하는 데에도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가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다만, 합의를 하고 싶어도 피해자 인적사항을 알지 못하여 합의를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ㅣ피해자와 어떻게 연락하나요?
수사 단계에서는 경찰이나 지하철경찰대 수사관을 통해 피해자의 의사를 타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수사관에게 합의의사를 전달하면서 피해자 정보를 요청하면 피해자가 동의하는 경우에 받을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에서 합의를 주선할 의무가 있지 않으므로 피해자 정보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단계라면, 검찰청에 “형사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형사조정 절차는 검찰 산하 조정위원회가 중립적으로 나서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점을 찾도록 도와주는 제도예요. 이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피해 회복을 약속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이후라면, 검찰청이나 법원에 피해자 인적사항 등을 정보공개 청구하여 피해자 인적사항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또한 피해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ㅣ맺음말: 법원과 수사기관은 무엇을 보는가?
애초에 억울한 혐의를 쓰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누구나 인파 속에서 누명을 쓸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막상 그런 일을 당하면 두려움과 분노로 크게 당황하겠지만, 이 글에서 소개한 바처럼 신속하고 침착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CCTV 확보, 목격자 수소문, 상세한 정황 진술 준비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하고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억울함을 풀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혐의 처분이나 법정 무죄를 받아 깨끗이 벗어나는 사례도 많으니 너무 낙담하지 말고 끝까지 권리를 주장해야 됩니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니만큼, 이번 정보를 가슴에 새겨 두셨다가 혹시 모를 때 실용적인 지침으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작성자 : 법무법인 에이파트 검사출신·형사전문변호사 임성열]